질염이 아니라면 왜 계속 가렵고 따가울까요?
여성들이 흔하게 겪는 불편 중 하나가 질 주변의 가려움이나 통증입니다. 많은 경우 곧장 질염을 의심하고 산부인과를 찾지만, 검사 결과 '질염은 아니다'라는 진단을 받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여전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커지기만 하죠.
그렇다면 질염이 아닌데도 질 주변이 가렵거나 아프다면, 원인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이 증상 뒤에 숨은 질염 외의 다양한 원인을 국내 의학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원인 1: 외음부 피부염
질 주변이 아니라 외음부 피부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속옷, 생리대, 비누 성분 등 일상적인 물질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이 주된 원인입니다. 가려움, 따가움, 붉어짐이 주로 나타나며, 긁을수록 피부 장벽이 손상돼 증상이 악화됩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자료에 따르면 외음부 피부염은 특히 민감성 피부를 가진 여성에게 잘 발생하며, 평소 쓰던 생리대 브랜드나 속옷 재질을 바꿨을 때 증상이 급격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됐습니다.
원인 2: 단순 헤르페스 감염
생식기 단순 포진(헤르페스)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초기에는 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질염과 달리 작열감, 찌릿한 통증, 수포 발생이 특징입니다. 재발률이 높은 질환이며, 성관계 후 며칠 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2022)에서는 질염으로 오인되기 쉬운 질 외부 통증의 가장 흔한 감염 원인 중 하나로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꼽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병변 PCR 검사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인 3: 건조증과 위축성 질염
폐경기 전후, 혹은 저호르몬 상태(다이어트, 수면 부족, 피임약 복용 등)에서는 질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집니다. 이로 인해 가려움, 따가움, 따끔거림 등의 증상이 생기며, 질염이 아님에도 자극감이 지속됩니다. 특히 삽입 통증, 성교통과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여성건강센터는 40대 이상 여성의 30%가 위축성 질염 증상을 겪고 있으나, 질염으로 오인되어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불필요하게 반복 처방받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원인 4: 피부 질환 (건선, 습진 등)
전신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질환도 외음부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건선과 아토피성 피부염입니다. 질 주변이 붉고 건조하며 비늘처럼 일어나거나 진물이 나는 경우라면 일반 피부과 진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한림대학교 피부과의 자료에 따르면 여성 생식기 주변의 만성 가려움은 질환이 아니라 '피부 타입'의 문제로 오진되기 쉬우며,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 피부과적 치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원인 5: 질 세정제 과다 사용
청결을 위해 사용한 질 세정제가 오히려 질의 자연적 pH와 유익균 균형을 무너뜨려 자극과 가려움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강한 향이나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민감한 부위에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질 내부는 자정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한 세정 없이 미지근한 물로 외부만 가볍게 씻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결론
질 주변의 가려움과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질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외음부 피부염, 바이러스 감염, 호르몬 변화,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반복적으로 항생제나 질정만 사용하고 증상이 낫지 않았다면, 이제는 관점을 바꿔 원인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 안은 멀쩡한데 외음부가 찌릿? 이 증상, 무시하면 평생 고생할 수 있습니다 (1) | 2025.06.20 |
---|---|
손가락 마디 욱신거리면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0) | 2025.06.19 |
생리혈이 중간에 멈췄다 다시 나오면? 절대 그냥 넘기지 마세요 (0) | 2025.06.19 |
새벽마다 발기 안 된다면?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1) | 2025.06.19 |
걷기만 했을 뿐인데 발바닥이 타는 듯 아프다면? 족저근막염 시작 신호일 수 있습니다 (0) | 2025.06.18 |